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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푸껫 ‘나카 아일랜드’...자연 속 나만의 공간 ‘완벽’

월간 리치 | 2013.03.10

공항버스 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사는 온통 행복, 사랑타령이다. 시간의 대지가 억겁의 이끼로 쌓이고 덧붙여져도 인류가 추구하는 저 놈의 질긴 화두는 조금도 옅어지지 않을 것이다.
사랑을 노래하고 행복을 갈구하면서도 늘 외로운 우리들, 이브의 몸속에 박힌 아담의 갈비뼈처럼 거부할 수 없는 원초적 절대고독에 시달리며 생각의 쉼표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
사랑하기 위해 한 수 더 행복하려고 스스로 쌓은 초고층 현대문명과 촘촘한 소셜 네트워크를 뒤로한 채 평화로운 고요 속으로, 풀포기 속으로, 바람 속으로 때마다 틈마다 떠나는 아이러니를 보라.

푸껫의 숨은 진주

그래, 이해한다. 아니 절감한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세상은 더 미쳐 돌아갈 것이다. 가능하다면 난 그 쉼표를 법으로 딱 정해놓고 싶다.
그리고 그 법조항 사이사이에 추천 명소를 적는 난이라도 있다면 별 고민 없이 푸껫 나카아일랜드를 꾹꾹 눌러 적고 말 것이다. 나카아일랜드는 그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사실 표정 없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무엇이라 설명할 수 없는 괴로움이다. 그 밀랍인형 같은 얼굴들은 오히려 많은 외침을 쏟아낸다. 힘들다고, 불행하다고, 그러니 말 시키지 말라고. 나카아일랜드에선 누구에게라도 말을 걸어볼 만하다.
공기 속에 마법의 주문 같은 게 섞여 있는지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얼굴에 행복한 표정이 흐른다. 그 주문은 스피드보트에서 내려 바다 위에 걸린 소박한 선착장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시작됐다. 물론 리조트 입구에 있는 커다란 징을 헝겊으로 감은 채로 2번 치며 소원을 빌어야 이루어지는 마법이다.
그러니 비 온 뒤 싱싱한 댓잎 같은 표정의 호텔리어가 환하게 웃으며 채를 건넨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받아 쥐라. 징소리가 바람소리처럼 나카섬을 휘감으면 나카아일랜드의 푸른 마법이 시작될 테니.
치료시스템으로 유명한 식스센스그룹의 생추어리 리조트가 2011년 11월 스타우드그룹의 자연주의 풀빌라로 새로이 탄생하면서 자연이 살아 숨 쉬는 프라이빗한 모습에 럭셔리한 편리함이 더해졌다.
그러나 스피드보트를 타고 선착장에 내리기 전까지는 살짝 의심했을지도 모른다. 무성한 숲 안에 초가지붕과 착한 돌로 지은 450m²(136평) 크기의 풀빌라 67개가 숨어 있는 줄도 모르고!
나카가 특별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빛나는 바다를 허리에 두른, 푸껫의 숨은 진주 나카섬이 통째로 리조트가 된 덕분에 도시의 소란스러움은 온 데 간 데 없고 평화를 동반한 프라이빗함은 한층 두터워졌다.
마치 대지의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지막이 들려오는 듯 평화롭고 고요하다. 해가 질 무렵에는 바다와 이마를 마주한 채 펼쳐진 공용 풀에 몸을 담근 채 멀리 푸껫 섬을 사과 빛으로 물들이는 신의 야외 그림전을 감상하는 호사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카에서 보낸 푸른 몽상의 시간들을 풀어보자. 단, 당신은 몸도 마음도 맨발이어야만 한다. 야트막한 계단식 정원을 따라 해변, 정원, 바다 등을 조망할 수 있는 5가지 테마의 빌라로 가면 흡사 한옥의 대문 같은 나무 문 앞에 당신의 이니셜을 새긴 나무 이름표를 단 두 대의 소박한 자전거가 서 있을 것이다.
바람에 머리카락을 날리며 나카섬을 달리는 상상에 마음이 먼저 시원해진다. 문 옆 돌담 위에 놓인 둥근 돌도 절로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눈 감은 얼굴, 눈을 동그랗게 뜬 얼굴이 양면에 그려져 있어 돌만 살짝 돌려놓으면 직원이 고객의 상황을 짐작하는 것. ‘방해하지 마시오’ 같은 종이 팻말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달콤한 위트가 아닌가.
꽃과 풀들이 줄지어 선 작은 정원을 지나면 바다를 향한 개인 정자가 당신을 맞는다. 정자 옆엔 방에서 미닫이문을 열면 별빛을 조명 삼아 부드럽게 유영할 수 있는 개인풀도 있다. 햇빛에 오래 말린 듯 새하얀 침구와 앉은뱅이책상으로 장식한 실내 역시 구석구석 나카아일랜드 특유의 배려가 숨어 있다. 특히 뒷마당으로 향한 창문 아래 소파처럼 놓인 작은 침대는 어린 시절 나만의 비밀 공간이었던 다락방을 꼭 닮았다. 그곳에 누우면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대신 알전구처럼 반짝이는 별을 세며 잠 속으로 빠져드는 평화를 누려볼 수 있다.
화장실, 욕조로 가는 길도 크고 투박한 돌들을 놓아 마치 징검다리를 건너 개울물로 놀러 가는 기분이 솟는다. 화장실과 욕실을 분리하고, 화장실을 지나야 욕실과 스팀 사우나 기능이 있는 샤워실이 나오는 것도 참 나카다운 발상이다.
뒷마당과 붙어 있는 욕실에서 초록 나뭇잎이 바람과 두런두런 말 섞는 소리를 들으며 양치질을 하는 기분이란 그야말로 깨끗한 설렘이요, 푸른 호사다. 나카아일랜드의 풀빌라 구조는 로얄 호라이즌을 제외하면 60여 개가 거의 엇비슷하다.
신혼부부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로얄 호라이즌은 방과 다이닝룸 둘레로 푸른 천을 휘감은 듯한 크고 독립된 풀이 바다와 그대로 맞닿아 있어 산 아래 푸껫 본섬과 하얀 요트가 줄지어 선 팡아만의 그림 같은 전경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독보적 휴양 리조트

사실 평화, 안락, 고요, 프라이버시 따위의 흔하디흔한 몇 개의 단어로 정의하는 게 다소 궁색하게 여겨질 만큼 이곳에서의 시간은 행복했다. 정갈한 나카섬 해변, 야자나무숲, 그린블루의 안다만해가 어우러진 독보적인 휴양 리조트 나카아일랜드.
제너럴 매니저(GM)가 되풀이해 자랑하고 또 식스센스 시절부터 명성이 자자했던 스파도 푸껫의 지역색과 자연 요소를 담아 기대 이상의 경험을 선사한다(완벽한 프라이버시를 위해 룸서비스도 가능하다).
하얀 요트가 줄지어 정박해 있는 마리나 항구가 고스란히 보여 나카아일랜드 최고의 뷰포인트로 꼽히는 Z-bar에서 칵테일 한잔 앞에 두고 황금빛 낙조를 기다리던 마지막 밤을 잊을 수 없다.
석양이 가신 자리에 별 옷 입은 어둠이 깔리면 또 얼마나 충만해질까. 그 사이, 찬바람이 부는 서울의 초겨울이 롱테이크로 깔리며 아직은 푸껫이 곁에 있는데도 벌써부터 나카아일랜드의 싱싱한 쉼표가 그립고 또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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