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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전병서칼럼 24 중국의 ‘붉은 귀족’ 태자당

월간 리치 | 2012.06.11


중국은 역대로 양자강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이 치고받는 관계였고 여기에 서쪽이 가세해 삼국지를 이루었다. 지금 21세기에도 중국의 정치에는 신 삼국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상해를 중심으로 하는 해파(海派)와 북경을 중심으로 하는(京派)와의 싸움이 작렬하고 있다.
장쩌민 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상하이를 거점으로 하는 상해파와 후진타오 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북경의 공청단파가 권력을 두고 치고받고 있다.
또한 마오쩌뚱과 등샤오핑과 공산당과 신 중국건설에 함께했던 혁명원로의 자녀들로 대변되는 태자당파가 여기에 가세하고 있다. 이번에 부패문제로 낙마한 중경 시 당서기 보시라이가 바로 태자당파이다. 

창업공신의 가족 ‘홍색귀족’

공산당도 자녀들에게는 어쩔 수 없다. 혁명의 붉은 기치 아래 이념으로 무장한 전사들도 나이 들어가면서 자식들에게 한자리 물려주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이다. 지금 중국의 언론에 등장하는 보시라이 사건에서 주목할 것은 바로 중국의 ‘홍색귀족’인 태자당이다. 중국의 창업공신들의 자녀들과 사위들이 그 사람들이다.
창업공신의 자녀들이 너도 나도 정치권에 줄을 대 한자리를 하자 1982년에 보시라이의 아버지인 ‘보이보’가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창업공신 집안 1집안당 1명의 고위공직자를 보장하고 나머지는 모두 사퇴해 자리 정화를 하자는 것이었다. 이것이 받아들여져 1명을 제외한 나머지 형제자매들은 모두 관계에서 은퇴하고 모두 산업계로 돈 벌러 나갔다.
그러자 중국에는 권력 가진 형, 오빠, 동생의 힘에 기댄 태자상(太子商)들이 대거 등장했다. 중국의 핵심 산업은 에너지와 금융이다. 중국의 힘 있는 태자상들이 주로 집중적으로 몰려간 곳이 바로 에너지와 금융 분야이다. 돈과 권력이 서로 다른 차원에서 화학적 결합을 한 것이다.
그리고 중국의 권력의 축 또한 군대이다. 혁명원로의 자녀들 중 군대로 진출한 이들이 바로 태자군(太子軍)들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보시라이가 바로 태자당이고 보시라이의 형인 광대그룹 부회장 보시융과 중신증권 이사인 보시청이 태자상이다. 보시라이의 아내 구카라이는 바로 인민해방군 정치부부주임인 구징성의 딸이다.   
중국은 1당 독재국가지만 엄밀하게 보면 집권당인 공산당 내에서는 ‘9명의 황제’, 즉 9명의 당 상무위원들이 공동으로 통치하는 집단지도체제이다.
이번 중국의 보시라이 사건의 본질은 9명의 황제들 간의 영토싸움이다. 중국의 모든 정책결정은 9명 상무위원들의 합의제다. 후진타오 주석은 물론 일정부분 권력을 행사하지만 절대 권력이 아니다. 좀 더 시니컬하게 표현하자면 9명의 황제의 대표자 격이다.
중국에는 지금 권력 ‘신 삼국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상해파와 북경파 그리고 혁명원로의 자녀들로 구성된 태자당파가 합종연횡 하면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20년 전에는 장쩌민 주석으로 대표되는 상하이파가, 10년 전에는 후진타오 주석으로 대표되는 북경의 공청단파가 권력을 잡았다. 이제 미래 10년은 시진핑으로 대표되는 태어날 때부터 은수저 물고 태어난 태자당파가 권력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3당파 간의 치열한 권력배분 투쟁이 지금 보시라이 사건이다. 이번 중국 권력투쟁의 핵심은 9명의 상무위원의 힘의 균형이 태자당파-4, 상하이방-2, 공청단파-3으로 기울자 살아있는 권력인 공청단파가 태자당파의 보시라이를 낙마시키고 상무위원 자리 하나를 더 차지하려는 4-2-3구조를 3-2-4구조로 바꾸는 작업이다. 주석 자리는 태자당파가 잡더라도 실권은 공청단파가 계속 쥐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태자당은 상하이파의 도움 없이는 권력행사가 어렵다. 그간 상하이는 후진타오 주석이 집권 10년 동안 상하이가 커지는 것을 의도적으로 견제한 북경파들 때문에 별 실속이 없었다. 상하이를 중국의 물류중심, 금융 중심지로 만든다고 구호만 외쳤고 실제로는 원자바오 총리의 고향인 텐진의 빈하이신취를 상하이 푸동보다 더 키웠다. 

홍색귀족 태자당 주목하는 이유

중국과 미국의 경제성장의 속도를 보면 빠르면 10년, 길면 20년 내에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판이다. 금년 10월에 선출되는 중국의 새로운 주석 시진핑은 5년씩 중임해서 10년을 집권하고 그리고 퇴임 후에도 적어도 5년은 상왕으로서 군림하기 때문에 2028년까지 그 영향력이 미친다. 태자당을 잘 봐야 하는 것은 G2 중국이 G1이 되는 기간의 중심에 태자당의 대표적인 인물 시진핑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시장보다 정책이, 정(政)이나 군(軍)보다 우위에 선 것이 당(黨)이다. 당의 변화가 정책변화로 이어지고 그것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이다. 한국 경제와 증시는 이미 중국의 영향력에 너무 깊이 빠져 버렸다. 
한국 전체 수출의 1/3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곳이 중국이다. 그래서 중국경제가 기침하면 한국경제는 졸도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을 정도로 이젠 중국의 영향이 미국, 유럽, 일본을 합친 것 보다 더 커져 버렸다. 지금 미국, 유럽, 일본의 수출비중을 모두 합해도 중국에 못 미친다.
향후 15년, 태자당의 대표선수이자 상하이 당서기 출신, 시진핑의 시대에는 상하이와 태자당의 주력산업인 금융과 에너지 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진핑의 시대에는 후진타오 정권 5년 동안 말만 많았던 상해금융중심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상하이를 뉴욕, 런던에 이은 세계 3대 금융센터로 키우겠다는 전략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G1이 된다면 다른 나라와는 달리 한국에는 그 영향이 3~5년 먼저 미친다. 중국이 2020년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1위가 된다면 우리는 2015년이면 그 태풍권 안에 들어간다. 태자당이 중심에 서는 중국의 정치권력의 변화를 강 건너 불구경하기 어려운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의 권력지형의 변화가 우리에게 미    칠 변화를 예상하고 거기에 맞는 대응과 돈 벌     준비를 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중국의 태자당과  차세대 지도자 시진핑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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